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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보고배우고
돈 안 쓰기 챌린지돈 안 쓰기 챌린지 4일차 #사실은 #돈쓰기 #챌린지일지도 본문
만약 내게 평생 여유로울 만큼의 돈이 있다면 어땠을까? 일단은 근심걱정이 없었을 것 같다. 뭐 하나를 사도 누구를 만나도 뭐를 해도 불안하지 않겠지. 지금 나의 삶은 늘 기회비용을 따져야 하고, 무언가를 하면 할 수 없는 일이 곱절로 늘어난다. 슬프다. 무엇을 해도 내가 누릴 수 있는 것은 고작 요만한 것에 지나지 않는데, 왜 잃어버리는 것은 늘 속수무책일까.
[오늘의 지출 목록]
사실 이젠 그냥 '돈 쓰기 챌린지'로 글 제목을 바꾸는 게 좋지 않을까? 어째 챌린지를 시작한 뒤로 하루도 돈을 안 쓴 날이 없다. 이전보다 지출이 줄긴 했는데, 목표한 만큼은 아니다. 어쨌든 줄고는 있으니 그것으로 위안을 삼아야 하나.
오늘도 어김없이 야근을 했다. 10시가 다 되어가도록 자리에 앉아 있었는데 여전히 일은 산더미처럼 쌓여있었다. 이 정도쯤 되니 그냥 내 능력이 부족한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할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왜 못했을까. 쌓이고 쌓이고 쌓여만 가는 일에 너무 화가 나서 오늘은 맥주를 마셔야겠단 생각을 했다. 원래는 스트레스를 받아도 다음 날 지장이 생길 걸 생각해서 상당히 자중하는 편인데, 오늘은 정말 마셔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들을 모아 치맥을 했다.
근데 먹고 마시고 나니 역시 먹지 말 걸 그랬다는 후회가 밀려왔다. 그깟 거 먹고 마셔봤자 무슨 소용이 있다고. 의미 없이 술을 넘기고 닭고기를 씹어 삼켜도 일은 여전히 남아 있으며 내일은 지체없이 다가오고 있다. 아침해가 뜨면 나는 또다시 일하러 가야한다. 남은 일들이 나를 기다린다. 하루 24시간이 부족하다.
에라이 이미 써버린 거, 그냥 우유까지 사왔다. 살짝 알딸딸하게 취해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오늘 아침 씨리얼을 먹으려고 그릇에 부었다가 우유가 없는 것을 깨닫고 그냥 비닐에 싸둔 것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어차피 계획대로 안 되는 삶, 우유 한 잔 내 맘껏 못 먹는단 말인가. 고작해야 2,450원이다. 아니, 2,450원이나 하는 거려나...
[오늘의 후회]
점심까진 완벽했다. 아침도 사먹지 않았고, 점심도 집에 와서 먹었다. 미리 해둔 밥에 낫또를 비벼먹으며 행복했다. 검소하고 가벼운 삶을 사는구나 오늘. 그런 만족감이 들었다. 근데 해가 지고 계속해서 일이 끝나지 않자 행복이 바닥났다. 아, 왜 이렇게 끝이 없지. 왜 끝내지 못했지. 남탓을 하고 싶어도 결국 내 능력 부족이란 생각이 들었다.
게다가 같잖은 스트레스를 풀겠다고 치맥까지 했다. 사람들을 만나는 것은 충족스러우면서도 외로운 일이다. 아무리 즐거운 시간을 보내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결국 혼자이기 때문이다. 그럴 시간에 차라리 일이나 더하고 조금이라도 일을 더 마무리한 뒤에 나왔다면 좋았을텐데. 사람에게서 위로를 찾는 일은 부질없다.
[오늘의 다짐]
내일은 어디 갈 생각하지 말고 정말 야근이나 끈덕지게 해야겠다. 금요일엔 또 동생이 온다. 시간도 돈도 없다. 열심히 일하고 그저 열심히 살아봐야지. 버텨내는 거 말고 여류롭게 흘려보내는 삶을 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