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 쓰기 챌린지 3일차 #지출줄이기 #돈모으기
오늘 누가 좋은 일이 생겼다며 축하해달라고 했다. 무슨 일이냐고 물었더니 이직을 한다고. 축하한다, 어디로 이직하는 것이냐 물었더니 아직 정해지지 않았단다. 그럼 그냥 퇴사 아닌가...? 퇴사도 축하할 일이긴 하지. 다시 한 번 축하한다고 말했더니 이번엔 내게 다른 일 하고 싶은 것은 없냐고 물었다. 딱히 떠오르는 것이 없어 '어, 뭐지 나 뭔가 그렇게 열정이 없나? 삶이 좀 무미건조해졌나?'싶었다. 그런데 좀 더 생각해보니 그런 것이 아니라는 걸 알았다. 나는 지금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따로 하고 싶은 일이 없는 것이다.
나는 지금 내 직장에 만족스럽다. 일도 좋고 얼마 전에 승진도 했고 연봉도 충분히 올랐다. 다만 돈이 좀 부족하긴 하지만, 높은 물가와 헤픈 씀씀이가 만들어낸 피할 수 없는 결과였다고 생각한다. 이제부터라도 열심히 나를 조절하는 연습을 해서 차곡차곡 모아봐야지.
[오늘의 지출 목록]
남의 집 애는 금방 큰다지. 절친한 친구의 아기가 다음 주면 돌이다. 친구들끼리 돈을 모아 돌반지를 해주기로 했다. 한 명이 앞장서서 금은방에 다녀왔다. 다들 바쁜데 몸소 다녀와준 친구에게 고마워 커피 기프티콘을 보냈다.
가만 보면 나는 타인에게 쓰는 지출이 많은데, 나는 이것을 사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오히려 아까워하면 안 되는 비용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생각이 내게 독일까? 돈 안 쓰기 챌린지이지만 어쩐지 지출 증빙 챌린지가 되어버린 느낌.. 그렇지만 돈과 사람 중에선 사람이 먼저라구ㅠ
매주 화요일은 도수치료 받으러 가는 날이다. 병원비는 대부분 보험금으로 처리되지만, 소액의 자기부담금이 발생한다. 얼마 안 되는 비용으로 회당 십 몇 만 원 하는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어렸을 때 실비보험에 가입시켜준 엄마에게 감사할 따름이다. 한 시간 정도 치료받고 다시 야근하러 돌아가서 고개 쭉 빼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으면 그게 다 무슨 소용이냐 싶기도 하지만.
다음주 돌잔치를 위해 미리 차표를 예매했다. 금요일 저녁과 일요일 저녁 표는 당일에 예매하려면 없다. 미리 예매해두어야 한다. 오늘 지출 중 가장 큰 금액이었다.
꼭 필요한 데에만 얼마 안 썼다고 생각했는데, 저 세 항목만 합쳐도 4만 원이 넘는다. 돈이란 정말 줄줄 새는 것이로구나. 내일은 정말로 무지출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
[오늘의 자랑]
회사 근처에서 친구들이 만나고 있길래 잠시 들렀다. 강남 한복판에 회사가 있다 보니 근처에서 자주 모임이 열린다. 퇴근하고 잠시 얼굴을 비쳤다가 순간 '조금 마실까..? 먹을까..?' 하는 고민이 들었다. 그러나 꿋꿋이 참았다는 것! 술도 음식도 먹지 않았지만 짧게 30분 정도 반갑게 인사하고 이야기를 나누어 기분이 좋아졌다.
이 정도면 딱 좋은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사실 그동안 사람들을 너무 자주 만나고 술도 너무 자주 마셨던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든다. 사람들을 멀리하고 싶은 것은 아니지만, 나를 위해 조금 조절할 필요가 있는 것 같다. 술은 나중에 정말 기분도 타이밍도 딱 좋은 날 좋은 사람들과 마셔야지.
[오늘의 자랑 2]
오늘 점심은 군고구마를 먹었다. 지난 주말 동생이 왔을 때 간식으로 사먹고 남은 것인데, 말랑말랑 달콤달콤 맛있었다. 맛있게 점심을 해결하고 돈도 안 들이고 남은 음식 처리까지 되었으니 일석삼조! 게다가 딱 군고구마만 먹었으니 어쩐지 다이어트까지 한 느낌이다.
밤늦게까지 야근하고 모임 장소에 잠깐 들렀다 왔더니 배가 고팠지만, 집에서 간단하게 죽만 조금 해먹었다. 이거이거 건강한 식단을 한 것 같이 기분이 아주 좋군. 툭하면 자극적인 배달 음식을 시켜먹는 나인데, 오늘 이렇게 뭔가 간소하고 가벼운 끼니를 먹으니 갑자기 조금 건강해진 기분이다. 부디 앞으로도 이런 기분이 계속 될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