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산 한마음캠핑플레이스 카라반 이용 후기

지난 10월의 마지막 주말, 금산에 있는 한마음캠핑플레이스에 다녀왔다. 가을이 다 지나간 줄 알았더니 여기 남아 있었나보다. 울긋불긋한 산을 배경으로 노란 은행나무 아래 늘어선 카라반들이 마음을 설레이게 했다.




우리가 머물렀던 107호 스탠다드 카라반. 저 뒤에 세워진 구조물은 뭔지 잘 모르겠는데 저기로 연결된 전구들이 밤에 빛나서 참 예뻤다. 그 사진을 찍었어야 했는데 아쉽네..
들어가자마자 난방을 켰더니 금세 따뜻해졌다. 카라반에서 따끈따끈한 바닥을 느낄 수 있을 줄이야.. 역시 한국인은 바닥이 따뜻해야한다.. 카라반이 넓으면 얼마나 넓겠어, 크게 기대하지 않고 갔는데 생각보다 훨씬 넓고 쾌적한 내부에 깜짝 놀랐다. 이 정도면 그냥 여기서 살아도 되겠는데...? 침대도 거의 퀸 사이즈고, 화장실도 기대한 것치고 넓었다.
카라반은 스탠다드, 골드, 럭셔리 이렇게 3 종류가 있다. 골드와 럭셔리에는 캠핑의자, 해먹 등이 추가되는데 굳이...? 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냥 스탠다드로 예약했다. 10월 마지막 주에 예약한 우리는 스탠다드 카라반 15만원 + 숯불과 그릴 2만원 + 불멍용 장작 2만원 다해서 총 19만원 들었다.

마켓에 가면 한마음정육식당에서 팔듯이 고기 반마리(29,000원), 한마리(49,000원) 세트를 팔고, 그 밖에 쌈채소, 음료, 과자 등 웬만한 물건들은 다 구비하고 있다. 카페와 안내소의 역할도 도맡아 하는 듯 직원분이 상주해 계시고 커피머신도 있었다. 도착하자마자 양 손 가득 먹을 것을 사들고 웰컴드링크로 주신 커피까지 들고서 카라반으로 향했다.

고기 굽는 게 생각보다 어려웠다.ㅠ 사장님이 피워주신 불이 상당히 약했는데 바베큐를 처음 해봐서 중간에 숯을 추가해도 될지 고민됐다. 결국 고기가 너무 안 익어서 숯을 몇 개 더 추가하고 토치로 열심히 불을 붙였다. 잘 익으려나 싶어서 고기에도 직접 토치로 불을 붙였다. 의도치 않게 불쇼가 되었다.ㅋㅋ
불멍하면서 마시멜로 구워먹기~ 너 왜 만지는데 가만 있어~?

장작에 불을 붙이고 불멍을 하면서 마시멜로우를 구워먹었다. 마켓에서 마시멜로우를 파는데엔 다 이유가 있었군요~? 한창 도란도란 친구와 얘기를 나누는데 조그만 친구가 찾아왔다. 느닷없이 옆에 다가와서 친한 척 하던 쪼끄미 친구.. 사람들이 먹을 걸 자주 주는 모양인지 새끼고양이들이 경계심도 없이 사람에게 치댔다. 한 3마리가 나무를 타면서 뛰노는데 너무 귀여웠다.

마지막 장작까지 모두 불태우고 들어와서 티비로 본 <시월애>. 2000년에 개봉한 영화라 이정재 배우님과 전지현 배우님의 앳된 얼굴이 너무 풋풋했다. 전세계를 강타했던 오징어게임을 생각하면 정말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요즘 개봉하는 작품들에선 느낄 수 없는 2000년대 초반의 그 감성. 촉촉하고 재밌었다. 떠들다가, 영화보다가 새벽 3시 넘어서야 잠든 것 같다.

마지막 인사까지 확실히 해주던 한마음캠핑플레이스. 카라반도 너무 넓고 쾌적하고, 고기도 너무 부드럽고 맛잇었다. 사장님과 직원분들도 굉장히 친절하셨다. 한가지 눈물나는 건 워치 충전기를 두고 왔다는 거.... 하.... 그래도 앞으로 캠핑은 여기로만 갈 것 같다.
